집단의 발달

집단/조직/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UX분야는 유난히도 다양한 분야(디자인, 인문학, 공학 등)에 걸쳐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협업하며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의 특색으로 인해 구성원간 다양한 문제(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고 집단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집단 및 사회와 같은 환경을 떠나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의지/특성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을 둘러싼 집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조직에서 집단 구성원 자체보다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를 주고 이를 통해 구성원을 변화시키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심리학은 인간, 집단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체계적인 연구 방법론과 반증에 반증을 걸쳐 견고해진 이론(가설)들은 다른 분야에서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타당하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론과 실제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심리학 이론들은 꽤 쓸모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으며, 집단과 집단 구성원들의 행동과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방송을 통해서 보면 하이에나와 같은 맹수류들은 무리지어 다니며 먹잇감을 사냥합니다. 예를 들어, 하이에나는 연약해보이거나 무리에서 벗어난 들소를 목표로 정하고 개때 처럼 달려들어 자신들보다 덩치 큰 들소를 제압합니다. 특히, 하이에나의 사냥방법과 사냥과정을 보면 의외로 전략적이고 치밀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동물들은 특정 목표를 위해 무리를 형성해왔고 특정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서 최적의 사냥방법(전략)를 진화시켜왔기 때문입니다.

인간들도 맹수류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리를 형성하며 특정 목표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하지만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점은 생존을 위한 무리짓기를 넘어서 소속감에 대한 욕구, 특정 목표나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로써 어떤 무리에 들어가려고 애쓰거나 본인이 주도하여 무리(그룹/팀/조직)를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집단을 이루고, 조직 내 구성원들끼리 공식적인 또는 비 공식적인 규범을 만들고 소통하며 다양한 목표를 수행하고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집단이란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자신들을 집단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둘 이상의 사람들이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상호작용하는 집합체"

터커만은 (소규모)집단의 발달과정을 아래와 같이 5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Bruce W. Tuckman은 집단의 발달을 형성기(오리엔테이션 단계), 격동기(갈등단계), 규범기(구조화 단계), 수행기(작업단계), 휴지기(해체단계)로 이름지었습니다.

집단의 형성기에는 구성원들간의 가벼운 긴장과 방어적인 상호교류를 하는 오리엔테이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새로운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관계를 그르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세심하게 점검합니다. 편치 않고, 서로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들과 개인적인 견해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난처한 상태는 집단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목표성취와 상호작용에 대한 규제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규범이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성원들은 자신에 대한 정보와 목표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집단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집단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기 위해서, 개별 구성원들은 동료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특히, 구성원들의 성격적 특징, 흥미, 태도 등에 대해 체계적인 귀인을 함으로써 정보를 축적해 나갑니다.

집단의 격동기는 월트 디즈니를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다른 여느 집단과 마찬가지로 오리엔테이션 단계를 거친 후 집단 구성원들간의 긴장이 수그러들자 목표, 절차, 그리고 권위영역에서의 긴장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직원들의 신성모독, 음주, 사내연애와 같은 행위를 엄격히 금지시 했는데 직원들은 디즈니의 이런 정책에 대해 불평/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가 등장하는 영화를 성인용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집단 내 갈등은 극에 달했습니다..

위와 같이 많은 집단들이 갈등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즉, 구성원들은 집단의 목표, 상호간의 관계정립 그리고 집단내에서의 각자의 역할을 정의하는데 갈등을 겪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단계에서는 구성원들이 리더의 지도를 별다른 의문없이 수용하지만 집단이 성숙해감에 따라 리더와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집단의 기능을 방해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일부는 리더의 정책과 결정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공격하는 한편, 일부는 리더와의 접촉을 최소로 줄여나갑니다.

갈등이란 말의 의미가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집단내에서의 갈등은 집단의 조화와 마찬가지로 흔한 것이며, 집단 응집력을 창출해내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변화를 겪는 와중에 갈등이라는 형식으로 표면화되는 스트레스와 구속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가 더 부각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갈등의 수준이 낮다는 것은 긍정적인 대인관계가 현저히 많다는 지표가 될 수 있으나, 그보다는 집단 성원들이 단순히 덜 관여하고, 동기화되지 못하고 싫증난 것이기 쉽습니다.

응집력이 높은 집단들은 서로의 시각을 이해해야만 하는데, 그와 같은 이해가 심화되려면 적개심이 표면화되어야 하고, 직면해야 하고 그리고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갈등은 “양쪽의 구성원들을 상쇄시킴으로써 양극으로 분할되는 것을 방지하는 사회적 체계를 봉합하는 기능”을 합니다. 만약, 적대감이 표출되지 못한다면 누적되어 집단이 더 이상 하나의 단위로써 존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릅니다.

집단의 규범기, 구조화 단계에서 집단은 더욱 조직화되어 갑니다. 집단의 목표, 역할, 권위에 대한 불확실성 같은 초기의 갈등을 야기시켰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현안의 작업에 착수할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구성원들간에 해야 할, 받아들여야 할 규범들이 점점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집단 구성원들간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낸다. 물론, 의견차이는 분명히 생기지만 건설적인 토론과 협상이 일상화되는 것입니다.

집단의 수행기, 작업단계에서는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집단 발달의 후반부로 갈 수록 과제에 초점맞추어진 행동들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모든 집단들이 이런 생산적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생산성을 달성하지 못한 구성원이 되어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아주 희귀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단위 부대에 관한 북미 초기의 연구를 보면 63개의 전투부대 중 효율적인 수행을 보였던 전투부대는 13개 뿐이었으며, 이웃 활성화 위원회에 대한 연구에서는 12개의 집단 중 오직 한 개의 집단만이 생산성 단계에 도달했고, 성장도모 집단들에 대한 연구에서는 18개의 집단 중 단 5개의 집단만 과제 수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런 연구들이 시사하는 바는 작업에서의 관계가 발달하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 하나만으로 집단이 생산적으로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입니다.

집단의 휴지기, 해체단계에서는 계획된 바에 따라 해체단계로 들어갈 수도 있고 임의적으로 해체단계에 다다를 수도 있습니다. 계획된 바에 따라 해체되는 경우란, 집단 및 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완수했거나 시간과 재원들을 모두 소진한 경우입니다. 이와 반대로, 임의적인 해체는 집단의 상호작용이 더 이상 계속될 수 없도록 만드는 예기치 않은 문제가 야기되었을 때 일어납니다. 집단이 실패를 거듭하게 되면 구성원들이나 어떤 외부의 힘이 그 집단을 유지하는 것이 시간과 재원의 낭비라고 규정지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집단이 성원들의 사회적 욕구와 대인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구성원들은 일거에 해당 집단을 버리고 다른 집단으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교환이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집단 구성원의 자격을 가짐으로써 얻게되는 보상의 양이 줄어들고 특정 자격을 얻는데 드는 비용측면이 늘어나면 집단 구성원은 불만족을 느낍니다. 만약, 구성원들이 다른 대안이 없다고 느끼거나 포기하기에는 그 집단에 투자한 것이 크다고 느끼면 불만족 스럽더라도 그 집단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대안적인 집단이 있다고 느끼거나 집단의 사안에 대해 참여보다 불참하는게 낫다고 느끼면 구성원들은 그들이 속해져 있는 집단이 해체되도록 내버려두기 쉽습니다.

집단역학(시그마프레스) 참조